좋은 광고 스터디 07 — 잘 만든 광고 한 편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우리 기업 영상에 가져올 기획 포인트를 찾습니다.
오래된 브랜드가 젊은 소비자층 앞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습니다. 제품을 실제로 쓰는 사람에게 계속 말을 거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제품을 정작 카트에 담는 사람은 따로 있을 때, 광고는 엉뚱한 사람을 설득하고 있는 셈입니다. 화면을 꾸미기 전에 실제로 그 제품을 고르는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2010년 Old Spice의 The Man Your Man Could Smell Like는 이 지점을 정확히 뒤집었습니다. 남성용 바디워시 광고인데 카메라는 남성이 아니라 여성을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이번 글에서 볼 것은 원테이크처럼 이어지는 화려한 편집이 아니라, 그 편집 이전에 먼저 정해둔 '누구에게 말할 것인가'라는 결정입니다.
먼저, 이 32초가 누구를 겨냥해 만들어졌는지 보겠습니다
이 광고는 2010년 2월 대행사 Wieden+Kennedy가 기획하고 감독 Tom Kuntz가 연출했으며, 배우 Isaiah Mustafa가 출연했습니다. 2010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Film)와 2010 프라임타임 에미상(Outstanding Commercial)을 받았고, 유튜브 공식 업로드 기준 2022년까지 누적 6천만 회 이상 재생됐습니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지금도 '원테이크 유머 광고'의 대표 사례로 인용됩니다.
당시 Old Spice가 안고 있던 문제는 브랜드가 아버지·할아버지 세대의 제품처럼 낡아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행사가 주목한 것은 제품 이미지가 아니라 구매 데이터였습니다. 남성용 바디워시를 실제로 골라 담는 사람의 상당수가 남성 본인이 아니라 그의 여성 파트너였다는 점입니다. 광고가 설득해야 할 사람이 화면 속 남성이 아니라 그 옆에 있는 여성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영상은 첫 문장부터 남성 시청자를 향하지 않습니다. Hello ladies로 시작해 곧바로 당신의 남자를 보세요, 다시 저를 보세요라는 대구로 시선을 옮깁니다. 제품 설명보다 먼저 이 광고가 누구에게 말을 거는 광고인지부터 못 박은 것입니다.
00:01욕실에서 수건을 두른 남성이 정면을 보며 인사를 건네는 도입부 장면Old Spice 'The Man Your Man Could Smell Like' · 비평·분석 목적 인용
00:13같은 인물이 욕실에서 요트 갑판으로 순간 전환된 장면Old Spice 'The Man Your Man Could Smell Like' · 비평·분석 목적 인용배경이 바뀔 때마다, 말은 계속 같은 사람을 향합니다
욕실에서 요트로, 다시 백사장으로 배경이 계속 바뀌지만 카메라를 보고 말을 건네는 대상은 한 번도 바뀌지 않습니다. 당신 손 안에 있는 걸 보세요, 다시 저를 보세요처럼 시청자의 시선을 직접 지목하는 문장이 반복됩니다.
이 반복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배경 전환이 볼거리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번 장면이 바뀔 때마다 당신에게 이런 게 생길 수도 있다는 보상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손 안의 조개껍데기를 열면 티켓이 있고, 다시 보면 그 티켓이 다이아몬드로 바뀝니다.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대신, 이 제품을 고르면 당신(구매를 결정하는 사람)이 무엇을 얻는지를 이미지로 보여준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다시 단순해집니다. 백사장, 백마, 제품, 그리고 SMELL LIKE A MAN, MAN이라는 한 줄 태그라인과 로고만 남습니다. 앞의 30초 동안 쌓아온 장르 전환은 이 한 줄을 기억시키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00:21조개껍데기 안에 티켓이 들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손 클로즈업 장면Old Spice 'The Man Your Man Could Smell Like' · 비평·분석 목적 인용
00:30백사장에서 백마를 탄 채 'SMELL LIKE A MAN, MAN' 태그라인과 로고가 표시되는 엔드카드Old Spice 'The Man Your Man Could Smell Like' · 비평·분석 목적 인용잘 만든 비결은 편집이 아니라 '누구에게 말하는가'에 있습니다
이 영상을 참고할 때 가장 흔한 오해는 이어붙인 듯한 화려한 전환 편집만 베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 설계의 순서는 반대입니다.
| 설계 요소 | 이 광고의 선택 | 일반적인 국내 제품 광고 |
|---|---|---|
| 말을 거는 대상 | 실제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 | 제품을 직접 쓰는 사람 |
| 첫 문장 | 시청자를 직접 호명 | 제품명·브랜드 슬로건 |
| 반복 구조 | 배경은 바뀌고 시선은 고정 | 배경은 고정되고 설명이 나열 |
| 정보 전달 방식 | 보상 이미지로 암시 | 기능·성분을 문장으로 나열 |
| 제품 등장 시점 | 이야기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 도입부에 정면으로 강조 |
| 마지막 메시지 | 태그라인 한 줄 | 여러 줄의 브랜드 설명 |
특히 첫 번째와 마지막 줄이 국내 제품 광고에서 자주 뒤집힙니다. 브랜드명과 제품 특징이 도입부에 먼저 나오고, 정작 이 제품을 왜 사야 하는지는 나열형 문장으로 흩어집니다. 그 결과 화면은 화려한데 기억나는 한 줄은 남지 않습니다.
우리 브랜드 영상으로 옮길 때 채울 표
그대로 따라 만들 수는 없습니다. 대신 아래 다섯 칸을 먼저 채우면 같은 구조를 자기 브랜드로 옮길 수 있습니다.
| 항목 | 채울 내용 | 작성 예시 |
|---|---|---|
| 실 구매 결정자 | 제품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고르는 사람 | 자녀 선물을 고르는 부모, 회사 구매를 승인하는 담당자 |
| 첫 문장 | 그 사람을 직접 호명하는 한 마디 | 이 제품을 고르고 계신 분들께 |
| 반복 장치 | 매번 달라지지만 같은 톤을 유지할 시각 장치 | 장소 전환, 소품 전환, 의상 전환 |
| 보상 이미지 | 기능 설명 대신 보여줄 결과 장면 | 만족한 표정, 완성된 결과물, 달라진 반응 |
| 마지막 한 줄 | 영상이 끝난 뒤 남길 태그라인 | 브랜드명과 짧은 약속 한 문장 |
이 표는 오래된 제조업 브랜드가 리뉴얼 영상을 준비할 때뿐 아니라, B2B 기업이 유튜브 채널의 톤을 다시 잡을 때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세로형 콘텐츠로 짧은 이야기 구조를 실험하는 법은 세로형 마이크로드라마, B2B 브랜드도 이야기 구조로 쓸 수 있습니다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조회수보다 실제 영업 질문에 맞춰 채널을 기획하는 방법은 중소기업 유튜브 채널 기획, 조회수보다 영업 질문 12개로 콘텐츠 캘린더를 짜는 법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그대로 따라 하기 전에 세 가지는 피해야 합니다
1. 이 정도 예산을 오해하는 것. 이 광고는 당시 인지도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욕실·요트·백사장을 오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리허설된 원테이크형 특수촬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국내 중소기업이 같은 규모의 로케이션과 촬영 일수를 그대로 재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 사례에서 가져올 것은 촬영 방식이 아니라 '누구에게 말할 것인가'라는 원리와 유머 톤의 설계 순서이지, 예산 규모가 아닙니다. 2. 과장된 연기 톤을 그대로 옮기는 것. 배우의 자신만만한 미국식 코미디 톤은 국내 정서에서 그대로 재현하면 어색하거나 부담스럽게 보일 수 있습니다. 유머의 수위와 화법은 브랜드 성격과 국내 시청자 정서에 맞춰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3. '여성이 결정한다'는 인사이트를 검증 없이 그대로 차용하는 것. 실제 구매 결정자가 누구인지는 업종·제품·고객층마다 다릅니다. 이 광고의 통찰을 그대로 베끼지 말고, 우리 제품은 실제로 누가 사는지를 자체 데이터나 판매 현장 관찰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제작사에 전달할 발주 문장 5개
- 이 영상이 말을 거는 대상은 제품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실 구매 결정자]입니다. - 첫 문장에서 그 사람을
[호명 문구]로 직접 지목해 주세요. -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반복 장치]는 유지하고, 배경과 소품만 바꿔 주세요. - 기능 설명 대신
[보상 이미지]로 이 제품을 고른 결과를 보여주세요. - 마지막 화면에는
[태그라인 한 줄]만 남기고 나머지 설명은 덜어내 주세요.
장르를 고르기 전에, 구매 결정자부터 다시 그려보세요
이 광고가 오래 인용되는 이유는 편집 기술이 아니라 브리프 단계에서 내린 결정 때문입니다. 제품을 쓰는 사람과 제품을 고르는 사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광고 전체를 후자에게 맞춘 것입니다.
브랜드 리뉴얼이나 유머 톤의 영상을 검토 중이라면, 촬영 규모를 정하기 전에 우리 제품은 실제로 누가 고르는가부터 다시 그려보는 편이 낫습니다. 트립클립처럼 Concept(웹예능), Comedy(스케치 코미디)부터 Brand(브랜드필름), Interview(시네마틱 인터뷰)까지 여러 장르를 함께 다루는 제작사와 상담할 때는 이 구매 결정자 정의를 먼저 정리해서 전달하면 톤과 예산 범위를 훨씬 빠르게 좁힐 수 있습니다. VDOLAB과 영상 포트폴리오에서 장르별 표현 범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견적서만 받기보다 우리 제품을 실제로 고르는 사람은 이 사람입니다라는 한 줄을 먼저 보내고, 그 사람을 향한 기획 방향을 두 가지로 제안해 달라고 요청하면 톤 차이가 눈에 보입니다. VDOLAB의 경우 문의 후 이틀 안에 1차 제안서를 보내는데, 여기에 기획 의도와 연출 방식을 나눈 A안·B안, 각 방향의 기대 효과, 유사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왜 그 레퍼런스로 골랐는지가 함께 적힙니다.
FAQ
Old Spice 'The Man Your Man Could Smell Like'는 어떤 광고인가요?
2010년 2월 Wieden+Kennedy가 기획하고 Tom Kuntz가 연출한 Old Spice 바디워시 광고로, 배우 Isaiah Mustafa가 출연했습니다. 같은 해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Film)와 프라임타임 에미상(Outstanding Commercial)을 받았고, 유튜브에서 6천만 회 이상 재생됐습니다.
왜 남성용 제품 광고인데 여성 시청자를 향해 말하나요?
실제로 그 제품을 골라 담는 사람이 사용자 본인이 아니라 파트너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광고를 설득해야 할 사람은 화면 속 제품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실제로 구매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라는 관점입니다.
국내 중소기업이 이런 원테이크 편집을 그대로 따라 해도 될까요?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광고는 유명 배우 캐스팅과 다수 로케이션을 오가는 정교한 리허설형 특수촬영으로 만들어져 예산과 제작 기간이 상당히 큽니다. 국내 중소기업이라면 촬영 규모가 아니라 구매 결정자 재정의와 한 줄 태그라인 같은 기획 원리만 가져오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런 유머 톤을 국내 브랜드 영상에 그대로 옮겨도 되나요?
권장하지 않습니다. 미국식 과장 연기와 유머 코드를 그대로 이식하면 국내 정서에서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원리는 가져오되 화법과 유머 수위는 브랜드 성격과 국내 시청자 기준으로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오래된 브랜드가 리포지셔닝 영상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정할 것은 무엇인가요?
실제 구매 결정자가 누구인지 정의하는 것입니다. 제품을 쓰는 사람과 제품을 고르는 사람이 다를 수 있으므로, 촬영 콘셉트를 정하기 전에 자체 판매 데이터나 현장 관찰로 이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출처 및 편집 원칙
본문에 사용한 화면 이미지는 공개된 공식 광고 영상의 장면을 비평·분석 목적으로 최소 범위(4장)만 인용한 것이며, 각 이미지에 출처와 타임코드를 함께 표기했습니다. 영상 전체 재배포는 하지 않았으며, 저작권은 원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다음 결정
다음 브랜드 리뉴얼 기획서를 열었을 때, 맨 위에 이렇게 적어 보세요. 이 제품을 실제로 고르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답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로 촬영 콘셉트나 유머 톤부터 정하면, 결국 제품을 쓰는 사람에게만 말을 거는 광고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