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광고 스터디 20 — 잘 만든 영상 한 편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우리 기관·기업 영상에 가져올 기획 포인트를 찾습니다.
부품이나 소재를 만드는 회사의 홍보영상 회의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제품은 사람들이 볼 일이 없어서 찍을 게 없습니다."
반도체도 그런 제품입니다. 누구나 매일 쓰지만 직접 본 사람은 드뭅니다. SK하이닉스가 2019년에 공개한 「이천 특산품편」은 이 문제를 설명으로 풀지 않습니다. 88초 동안 반도체가 무엇인지 한 번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반도체가 들어가야 할 목록을 바꿉니다. 소비자가 볼 일 없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면 설명보다 목록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규모부터 확인합니다. SK하이닉스 공식 채널에 올라온 이 영상의 조회수는 2026년 9월 15일 기준 3,146만 회입니다. 회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9년 4월 22일 공개 뒤 보름 만에 국내 조회수 1,370만 회를 넘었고, 광고 제작사는 이노션입니다.
왼쪽은 10초 지점, 시험지 10번 문항 아래에 「반도체」라고 적힌 답안입니다. 인물 없이 종이 한 장이 갈등을 세웁니다. 오른쪽은 25초 지점으로, 이천시청 앞에서 뉴스 전화 연결 형식의 자막이 「혹시 반도체도 특산품이 될 수 있나요?」라고 묻습니다. 각 화면 카드를 누르면 해당 타임코드의 공식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2. 목록을 관리하는 쪽에 직접 묻습니다
다음 장면은 이천시청 앞입니다. 뉴스의 전화 연결 화면처럼, 자막마다 말하는 사람이 「이천 시민」과 「시청 직원」으로 번갈아 붙습니다.
지점
말하는 사람
자막
18초
시청 직원
이천 시청입니다
20초
이천 시민
이천 특산품이 뭐 뭐가 있어요?
22초
시청 직원
쌀하고 도자기 그리고 복숭아도 있고요
27초
이천 시민
혹시 반도체도 특산품이 될 수 있나요?
29초
시청 직원
어... 반도체가...
이 장면이 하는 일은 하나입니다. 시청자를 붙잡고 반도체를 설명하는 대신, 목록을 관리하는 쪽에 질문을 던집니다. 쌀과 도자기와 복숭아는 이천을 대표하는 물건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는 그 옆에 반도체를 놓아 보는 상상을 자연스럽게 따라갑니다.
그 뒤로 이야기는 목록을 바꾸는 행동으로 넘어갑니다. 「이천은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의 고장입니다!!!」라고 적힌 전단이 돌고, 칩 모양 연단 앞에서 사람들이 캠페인을 벌입니다. 직원의 아들도 칩 모양 연단에 서서 「처음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이라고 말합니다.
3. 로고는 절반이 지나서 나옵니다
88초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 보면, 회사가 화면에 나서는 순서가 분명하게 보입니다.
지점
화면
구조상 역할
10초
시험지 답안 「반도체」
갈등: 목록 밖에 있다
18~29초
시청 전화 연결
목록을 관리하는 쪽에 묻는다
34초
전단 「이천은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의 고장입니다!!!」
목록을 바꾸는 행동
41초
잡지 인터뷰 장면의 칩 모양 소품에 로고
로고가 처음 읽힌다
64초
로고가 붙은 트로피가 도자기 그릇 옆에 놓임
결말: 진열대에 오른다
65초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의 고장 이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간판
목록이 바뀌었다
80초
자막 「SK하이닉스는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를 만듭니다」
회사가 직접 하는 말은 이 한 문장
87초
현수막 「청주도 있다!!!」
다음 편 예고
로고가 처음 읽히는 곳은 41초, 전체의 절반쯤입니다. 회사가 자기 목소리로 하는 문장은 80초의 자막 한 줄뿐입니다. 그 앞은 전부 시민과 가족과 시청 직원이 말합니다.
반도체 자체가 보이는 화면은 80초 전후의 회로 그래픽 정도입니다. 제품 사양이나 공정은 끝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4. 결말은 설명이 아니라 진열대입니다
이 광고의 결말 이미지는 반도체가 아닙니다. 도자기 옆에 놓인 트로피입니다. 이천을 대표하는 물건들이 놓이는 자리에 반도체가 함께 놓였다는 것, 그 한 컷이 88초의 목적지입니다.
왼쪽은 64초 지점, 칩 모양 받침에 SK hynix 로고가 붙은 트로피 두 개가 도자기 그릇들 사이에 놓인 장면입니다. 오른쪽은 마지막 87초 지점의 현수막으로,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 청주도 있다!!!」라는 문구 아래 「청주 SK하이닉스 직원 일동」이 적혀 있습니다. 각 화면 카드를 누르면 해당 타임코드의 공식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B2B 기업 영상은 대개 반대로 끝납니다. 마지막 장면에 공장 전경과 제품 클로즈업을 붙이고 로고를 크게 띄웁니다. 이 광고는 제품을 보여 주는 대신 제품이 놓일 자리를 보여 주고 끝냅니다.
마지막 컷도 봐야 합니다. 「청주도 있다!!!」라는 현수막은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공장이 있는 청주를 가리킵니다. 한 편을 끝내면서 다음 편의 무대를 예고한 것입니다. 실제로 후속 「청주편」이 2019년 10월 1일 공식 채널에 올라왔습니다. 길이는 97초이고, 2026년 9월 15일 기준 조회수는 3,134만 회입니다.
5. 광고 밖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
이 광고는 화면 밖에서 두 가지 반응을 불러왔습니다.
첫째, 이천시가 답했습니다. 2019년 6월 이천시는 엄태준 당시 시장이 직접 출연해, 기자회견 형식으로 반도체를 이천 특산품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화답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광고가 던진 질문에 목록을 관리하는 쪽이 대답한 셈입니다.
둘째, 다른 지역이 끼어들었습니다. 회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청주시는 「청주편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회사에 전했고, 회사는 광고 말미에 복선을 깔아 둔 대로 후속편을 청주를 배경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반응 모두 광고가 시청자에게 설명하지 않고 지역에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지역이 대답할 수 있는 형식이었습니다. 기술을 설명하는 광고였다면 시청이 영상으로 답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6. 10편 GE와 어디서 갈리나
이 코너 10편에서 GE의 「Childlike Imagination」을 다뤘습니다. 두 광고 모두 직원의 아이가 나오는 기술기업 광고라 겉보기에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하는 일이 다릅니다.
구분
10편 GE
이번 편 SK하이닉스
아이의 역할
기술을 자기 말로 설명하는 화자
목록에 반도체를 적어 넣는 사람
기술 설명
쉬운 말로 바꿔서 한다
끝까지 하지 않는다
바꾼 것
설명하는 사람
제품이 속한 분류
제품이 보이는 방식
상상 장면 안의 실제 제품
도자기 옆 트로피, 회로 그래픽
판별은 한 줄이면 됩니다. 기술이 어려워서 안 읽히면 GE 쪽이고, 기술은 몰라도 되는데 존재 자체가 안 읽히면 이번 편 쪽입니다.
15편 백세주 「어른찬가」와도 갈라 둡니다. 백세주는 이미 붙어 있던 인식의 의미를 뒤집었습니다. 이번 편은 인식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아직 아무도 그 목록에 올려 본 적 없는 제품을 목록에 넣습니다.
7. 우리 회사 영상으로 옮길 때 채울 표
부품·소재 기업이 이 구조를 쓰려면 먼저 "우리 제품이 들어가야 할, 이미 인정된 목록"을 찾아야 합니다. 아래 표의 오른쪽 칸을 채워 보시면 기획의 뼈대가 나옵니다.
대부분 찾을 수 있습니다. 목록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역에서 자랑으로 꼽는 산업, 업종에서 대표 수출품으로 불리는 품목, 산업단지 안내판에 이름이 오르는 기업처럼 사람들이 이미 인정하는 묶음이면 됩니다. 우리 부품이 들어간 완제품이 그 묶음 안에 있다면, 그 완제품 옆에 우리 부품을 놓는 장면이 곧 결말이 됩니다.
기술을 전혀 설명하지 않아도 되나요?
이 구조에서는 그렇습니다. 시청자가 "왜 이건 목록에 없지?"라는 질문만 이해하면 이야기가 굴러가기 때문입니다. 다만 거래처나 구매 담당자를 설득하는 영상이라면 기술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때는 이 구조로 관심을 끈 뒤, 사양은 별도의 짧은 영상이나 자료로 나눠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지자체나 기관 이름을 영상에 넣어도 되나요?
넣을 수는 있지만 먼저 협의하셔야 합니다. 청사 건물, 기관 로고, 공무원 역할이 나오면 기관 입장에서는 공식 입장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협의가 어렵다면 실제 지명 대신 "우리 고장", "우리 업계"처럼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표현으로 바꿔도 구조는 그대로 살아납니다.
시리즈로 만들면 편마다 비용이 똑같이 드나요?
촬영과 편집에 드는 작업일은 편마다 듭니다. 달라지는 것은 기획 단계입니다. 첫 편에서 설정, 등장인물, 자막 형식, 결말 한 컷의 규칙을 정해 두면 두 번째 편부터는 무대만 바꿔 기획이 짧아집니다. 여러 편의 장면을 같은 촬영일에 몰아 찍을 수 있는지도 발주 전에 제작사와 맞춰 보세요.
다음 결정
다음 회의에서 "우리 제품이 들어가야 할 목록"을 한 줄로 적어 보십시오. 지역이든 업종이든 그 목록이 정해지면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함께 정해집니다.
이 구조로 기획안을 받아 보고 싶으시면 VDOLAB 같은 제작사에 "우리 제품을 설명하지 않고, 어느 목록에 올릴지부터 같이 정해 달라"고 전달해 보세요. 한 편짜리 견적이 아니라 시리즈 첫 편의 기획을 받아 보시는 편이 비교가 쉽습니다.
출처: Korea Media B2B Guide — https://koreamediab2bg.org/magazine/2026-10-30-sk-hynix-icheon-specialty-good-ad-study (발행 202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