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불투명한 시장에서 겪은 기억 때문입니다. 정찰제가 아닌 거래에서는 내 지불 의사를 먼저 보이면 불리해진다는 감각이 생깁니다.
그런데 영상 제작은 흥정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이라기보다, 예산에 따라 만들 수 있는 물건 자체가 달라지는 시장입니다. 같은 "회사 홍보영상"이라도 촬영 일수, 투입 인력, 그래픽 분량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나옵니다. 금액이 무엇으로 구성되는지는 영상 제작 견적은 결국 인건비입니다에 정리돼 있습니다.
그래서 예산을 말하지 않으면 제작사는 가장 중요한 사양 하나가 빈 채로 제안을 만들게 됩니다. 옷 가게에서 치수를 말하지 않고 잘 맞는 옷을 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2. 예산을 말하면 실제로 일어나는 일
예산을 어떻게 전달했나
돌아오는 제안
범위를 명시 (예: 어느 구간 안)
그 구간에서 가능한 구성안과 항목별 배분
미정이라고 명시
구간별 선택안 2~3개
아예 말하지 않음
기준 없는 제안 → 금액 확인 왕복 → 재견적
첫 줄과 둘째 줄은 모두 좋은 경로입니다. 문제는 셋째 줄뿐입니다. 예산이 비어 있으면 제작사는 넉넉한 기준으로 제안하거나, 반대로 너무 보수적으로 제안하게 되고, 어느 쪽이든 우리 조건과 어긋나 다시 맞추는 왕복이 시작됩니다.
미정도 정보라는 점은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미정이라고 적으면 단일 금액 대신 구간별 선택안을 받아 내부 예산을 잡는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3. 지원사업이라면 감출 것도 없습니다
수출바우처, 중소기업혁신바우처 같은 지원사업으로 제작하는 경우에는 이 고민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바우처는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이미 정해져 있고, 그 잔액 안에서 집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잔액을 말하지 않고 상담을 시작하면 제작사는 잔액과 맞지 않는 구성을 제안하게 되고, 결국 정산 단계에서 다시 맞추게 됩니다. 잔액과 정산 일정을 처음부터 공유하는 것이 서로에게 빠릅니다. 지원사업 예산 구간별로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는 지원사업 영상 예산 구간별 결과물에서 다뤘습니다.